
롱블랙 프렌즈 C
10년도 안 된 영화 배급사가, 칸 영화제 최고상 수상작을 일곱 번 연속 골라냈다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주인공은 네온Neon이에요. 「기생충」부터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아노라Anora」, 「피오르Fjord」까지.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이 영화들을 미리 알아보고 미국에 소개했죠. 최근엔 나홍진 감독의 「호프」도 배급했고요. 업계에선 ‘명작을 발굴하는 안목’을 가졌다고 평가받아요.
하지만 이들의 진가는 ‘홍보’에서 드러나요. 살인범을 만난 주인공의 ‘표정과 심박수’를 보여주거나, 실제 인턴 채용 공고로 영화의 메시지와 개봉일을 홍보하기도 하죠.
좋은 작품을 고른 뒤 ‘즐길 방법’까지 만드는 회사. 네온은 어떻게 영화 한 편을 관객의 ‘놀거리’로 만들었을까요? 오늘부터 3일간 이어지는 ‘경험의 재발견’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예요.
Chapter 1.
할리우드 관객을 구출하고 싶다
‘넷플릭스나 아마존에선 보고 싶은 영화가 도저히 없다.’
네온을 창업한 톰 퀸Tom Quinn의 갈증이었어요. 2015년 어느 날 저녁, 소파에 앉아 몇 시간째 리모컨을 돌리다 깨달았죠. 사람들이 좋아할 영화는 많지만, ‘의외의 발견’을 도울 영화는 찾을 수 없단 걸요.
원래 톰은 잔뼈 굵은 ‘영화 배급 전문가’예요. 2004년부터 독립영화 배급사 매그놀리아 픽처스Magnolia Pictures에서 일하며,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마더」처럼 미국인에게 낯선 작품을 소개해 왔죠.
하지만 늘 ‘절반의 성공’만 얻었어요. 숨은 명작을 찾아 소개해도, 늘 할리우드 영화에 상영관을 내어줘야 했거든요. 시도는 좋지만, 언제나 ‘좋은 시도’로만 남는 게 문제였죠.


